Cardinal 33, Cardinal 3 그리고 Zebco Cardinal 3
실은 "낚시춘추"에 'Old Tackle Story'라는 칼럼을 연재한 일이 있었다. 2005년 6월부터 2007년 2월호까지이다.
주로 빈티지 릴과 루어들, 낚싯대를 소개했다. 그 첫회가 ABU의 'Cardinal 33'과 'ABU 444'였다.
좁은 지면에 자료를 맞춰 넣으려니 못다한 이야기, 줄여버려야 할 내용이 많아 아주 단편적이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 Cardinal을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할말이 많았어도 어쩔 수가 없었다.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하게되지만, 오늘은 김수환 추기경(Cardinal)의 장례식, 종교를 떠나 고인의 업적을 되새겨본다. 작금, 진정한 지도자의 부재가 전국민의 애도의 물결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위정자들은 각성해야 한다.
각설하고, 추기경이란 이름이 붙어 있는 이 릴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을 좀더 자세히 적어본다.
최근 모 낚시잡지에 내가 과거에 연재한 것과 비슷한 칼럼이 등장했는데, 거기도 첫회가 'Zebco Cardinal 3'이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아쉽게도 오류가 너무 많았다.
먼저, Cardinal 3은 70년대말에 없어진 것이 아니라 1981년까지 생산되었고, 잠시 단종되었다가 1989년(1992년?)에 한번, 2003년 두번째로 복각 부활되었다. 일본의 올림픽(나중에 Mamiya-OP)사에 요구에 의해서 ABU 스웨덴 본사에서 만들었다. 더욱이 그 사이에 C3, C4도 나왔고, 최근에는 '3X'가 만들어지더니 'Cardinal 3E'라는 신판도 만들어 졌다. 물론 이들은 ABU의 이름만 빌리고 일본내의 한 공장에서 만든 일본제이긴 해도 전통을 잇고 있다고 인정받고 있다.
순서대로 89년(92년?)식 33과 44, 03년식 33, 80년대에 나타난 일제 C3와 C4, 최근 등장한 3E
Cardinal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5년으로 사이즈가 큰 '66'과 '77'이 가장 먼저였다. 이후 '44(1969년)', 가장 작은 '33'은 1974년에 등장했다.
33(3)모델보다 더 작은 스풀이 붙어 있던 것은 1982년에 잠깐 등장했던 "52"와 "152"로 이것은 지금 말하는 인스풀 모델과는 다른 아웃스풀의 현대적 디자인의 릴이었다.
Cardinal 152 →
오리지날 Cardinal 시리즈는 33, 44, 66, 77의 4가지 모델이지만, 40과 같은 염가판이나 44X, 66X와 같은 하이스피드 모델은 물론 생산시기에 따라 마이너체인지된 모델이 있어서 인스풀 타입만 하더라도 20가지가 넘어간다.
또한 미국에 유통되던 모델은 조금 다른 이름을 갖고 있었다. 미국으로의 수출품은 ABU가 아닌 Zebco Cardinal이라는 이름으로, 또 모델번호도 두자리수가 아니라 한자리수를 사용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Zebco Cardinal 3, 4, 6, 7이 있었다.
당시(70~80년대) 국내에 수입된 Cardinal은 거의가 미군PX를 통해 흘러들었을것이 분명하므로 ABU의 미국수출형 모델이자 총판(?)이었던 Zebco(82년도 부터는 ABUGarcia)가 붙어 있는 모델이 많았다.
'Cardinal 33'과 'Zebco Cardinal 3'은 얼굴이 조금 다른 쌍동이다.
전기형 〓
이렇게 쌍동이고,
후기형 〓
이렇게 쌍동이다.
Cardinal은 시기별로 마이너체인지가 많았다. 거기다 도중에 한번 큰 변화가 있었다. 1977년 중반에 몸체의 색상을 <진녹색보디+베이지색로터>에서 <샴페인골드색보디+블랙로터>로 바꾸고 모델명도 미국수출형 처럼 '3'이라고 한자리수로 바꿨다. 이를 경계로 Cardinal을 전기형과 후기형이라 둘로 구분하기도 한다. 변경 당시 미국버전은 마크와 표기는 변경했지만, 몸통 색상은 그대로 진녹색을 유지했다.
그 잡지의 칼럼 내용 중에 핸들의 호환성을 적고 있지만, 글쎄.....33(3)과 44(4)가 호환은 된다. 나사모양이 같다. 그러나 핸들 클랭크의 길이가 달라서 어떨지 모르겠다.
칼럼내용에 대한 말은 이제 그만두고, Cardinal 33(3)의 마이너체인지 이력를 살펴보기로 한다.
1989년(?1992년?)과 2003년의 레프리카 모델 3가지를 제외하고, 오리지널 Cardinal 33에 2가지, 3으로 모델명칭을 바꾸고 6가지 버젼이 있다. 여기에 미국형(Zebco Cardinal)까지 더하면 가짓수가 자꾸 늘어난다.
릴 콜렉터에게는 침을 흘리게 만드는 실로 빛나는 존재들 아닌가? 물론 난, 몇개 가지고 있지 않지만...
Cardinal 33 : 1st Model
1974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당시 초소형 'Cardinal 33'의 별칭은 "로켓베일"이다. 이전에 발매되고 있던 44등과 같은 형태의 베일을 장착했는데 아주 단기간(1974년~1975년 1월) 만 만들어져서 최초이자 특별해 콜렉터들이 선호하는 모델이다.
Cardinal 33 : 2nd Model
외관상 거의 동일하지만, 베일이 일반적인 철사로 바뀌고 보디의 옆 플레이트의 끝단이 날카롭지 않고 잘 연마되어 있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매끈하던 몸체가 금형틀의 흔적을 연마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 것은 좀 이상한 부분이다.
이때의 미국형 모델은 이름에 Zebco라고 더 붙어있을 뿐 외관은 동일했다.
Cardinal 3 : 1st Model
1977년에 처음 나타난 샴페인골드색 보디와 검정색 로터 모델이다. 이전 33과 달라진 것은 핸들 손잡이가 비틀림이 없어지고 평평하다는 점이다. 이외에는 색상만 바뀐형태로 역시 매우 적게 만들어져서 콜렉터들이 선호하는 모델이다.
33의 비틀림핸들→
3의 평평핸들
Cardinal 3 : 2nd Model
같은 1977년에 극적인 변형이 나타났다. 보디형태가 바뀌었다. 내임플레이트가 길게 커지면서 아래쪽으로 이동했다. 또 스풀 앞면에 로고와 권사량 표시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핸들 크랭크도 2.5mm(45mm에서 47.5mm)길어지고 프레스형식에서 다이캐스팅으로 변경, 색상도 로터처럼 검정색이 되었다. 이 모델 역시 1977년에만 생산된 관계로 매우 희소하여 콜렉터들의 타겟이 되고 있다.
Cardinal 3 : 3rd Model
1978년부터 나타난 세번째 버전이다. ABU를 상징하는 크레스트 마크가 반대편(사이드 플레이트 쪽)으로 이동되었다.
이때의 아메리칸 버전은 몸통이 진녹색 그대로 였다. →
Cardinal 3 : 4th Model
1979년에 새롭게 몸통의 색상이 바뀌었다. 서로 마주놓고 비교하지 않은 면 잘 구분되지 않지만, 콜렉터들은 이 모델부터를 탄(Tan)색이나 크림색이라고 부른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페인트에 가뭇가뭇한 작은 검정알갱이가 섞여 있다.
Cardinal 3 : 5th Model
다시 마이너체인지가 있었다. 눈에 띄이는 것은 네임 스티커와 크레스트 마크. 네임스티커에 흰 여백이 사라졌고, 크레스트 마크는 제조하는 틀을 바꿨는지 도안이 약간 달라지고 윤곽과 요철도 확실해졌다.
→
또한, 스풀의 아래쪽 엣지에 라인이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몰(기모)을 부착했고, 로터 내부에 장치되어 있는 베일 트립이 판 스프링에서 와이어 스프링으로 변경되었다.
Cardinal 3 : 6th Model
6번째 버전이 최후의 'Cardinal 3'이다. 달라진 부분은 핸들 클랭크다. 2nd모델부터 5th모델까지 다이캐스팅된 것을 사용했으나, 다시금 프레스로 만들고 검정색으로 도장한 핸들로 바뀌었다. 길이도 다시 약간 길어져 50mm가 되었다.
1989년(1992년?)과 2003년에 복각된 모델들과의 비교는 다음 기회에 적어보기로 한다. 오리지날과 다른 점이 몇몇 부분 있다. 또한 1989년(1990년?)에 600대 한정 생산한 'Cardinal 33CDL'과의 비교도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33CDL을 막 쓰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나 뿐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콜렉션은 어디까지나 사용이 목적이지 두고 보관하며 감상하는 것이 아니니까.
Zebco Cardinal 3 중 하나를 최근 입수했다. 기회를 봐서 다뤄보려 한다.
※여기에 사용한 이미지들은 실제로 소장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웃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이 더 많으니 전부 가지고 있을것이라 오해하지 않기를...
ABU Cardinal은 드랙을 스턴(Stern)드랙이라고 불렀다. 스턴이라하면 배의 선미, 고물이다. 리어드랙이라는 말보다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난 Cardinal 애호가일지도 모르겠다.
2009년 2월21일 <추기> :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아무래도 불안하다. ABU Cardinal이 최신 릴보다 더 성능이 좋고 우수한 것이라고 오해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이 블로그의 제목을 다시한번 확인하기를....나의 편견과 독단을 써 놓는 자리이니 읽는 사람은 미루어 자기의 판단으로 이해하기를.
Cardinal은 최신 릴에게 영감을 준 릴인것은 맞다. 이 릴에 적용되어 있는 기능을 잊고 있다가 최신 릴에 적용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이 릴은 60년대에 설계된 것이다. 그 당시에는 최첨단있었으되 지금은 골동품이라는 사실.
사용된 웜기어만해도 릴링감촉은 매우 부드럽지만, 조력은 아주 떨어진다. 큰 루어를 릴링하기에는 릴링이 너무 힘들고 큰 물고기가 걸려도 힘겹다. 결국 66, 77 사이즈는 도태되었고 44도 이제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다만, 33은 아직 사랑받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계류에서 사용할 때 조력이 낮은 만큼 루어에 닿는 수류저항까지 릴 핸들에 직접 전해지므로 수중사정을 확실히 알아채기 쉽다는 점에서 베테랑들이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1989년(1992년?)과 2003년에 레프리카가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고, 신판 3X와 3E도 같은 맥락에서 만들어 졌다.
아무튼 프랑스의 MITCHELL이나 독일의 DAM, 이태리의 ALCEDO 등 한때를 풍미했던 다른 브랜드는 21세기 낚시인들이 복각하거나 사용되고 있는 예가 없으니, ABU Cardinal의 저력은 인정하고 싶다.
스웨덴의 오리지날 ABU는 1982년을 전후로 시작된 일본 릴과의 경쟁으로 서서히 도태되어가다가 경영난이 일어나 결국 퓨어피싱 산하에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는 공장폐쇄, 저가품 중국제조...
최근의 ABU Cardinal은 허깨비 일 뿐. ABU 그 이름을 사용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