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 Hunter's EXtra ORdinary reports

낚시춘추 연재

스피닝 릴의 과학 4- 인스풀 스피닝릴

GT-Hunter 2008. 4. 1. 20:38

낚시춘추 2007년 8월호 게재

스피닝 릴의 과학 (4) : 작고 가벼운 인스풀 릴 써보세요.

                                   [원제 : 인스풀(In spool) 스피닝 릴을 기억하십니까?]

 

※ 본 원고는 일본의 낚시 평론가인 '타케나카 요시히로(竹中 由浩)'씨와 의견 교류 및 협조를 통해 집필하였음을 밝힙니다.

    타케나카 요시히로(竹中 由浩) 1964년생. 일본의 모 조구메이커 근무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 중.

낚시에 관한 해박한 지식으로 각종 낚시도구에 대한 세세한 부분에까지 검증 및 비평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인스풀 스피닝릴을 아십니까?” 라는 질문에 연배가 높은 베테랑이라면 당연하다는 대답이 돌아오겠지만, 입문한지 얼마 안 된 꾼이라든가 젊은 청년 조사들에게는 생소한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스피닝릴은 모두 인스풀(In spool) 타입이었다. 즉, 스풀이 로터의 안쪽으로 들락거리는 형태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웃스풀의 스피닝릴이 주류가 되더니 인스풀 스피닝릴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8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루어꾼들 사이에는 유럽(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제의 인스풀 스피닝릴을 자주 사용하였다.

"루어낚시용"이라고까지 불린 프랑스의 'MITCHELL 408'과 스웨덴의 'ABU Cardinal 44'

아는 사람은 아는 이탈리아의 'ALCEDO MICRON'과 미국의 'Orvis 100'(이탈리아 제조)

 

 그 당시만 해도 국산 스피닝릴이나 일본제 스피닝릴은 쉬지 않고 캐스팅과 릴링을 반복하는 루어낚시에 만족할 만한 내구성을 갖추고 있던 제품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기 때문이었을까? ‘루어낚시용 스피닝릴’이라면 으레 프랑스의 미첼릴이나 스웨덴의 아부릴이 대명사였다. 물론 이들은 인스풀타입이었다. 그래서 묘하게도 “루어낚시용릴=내구성=인스풀 릴”이란 등식이 성립되기도 했다. 필자 역시 인스풀의 미첼릴이 사고 싶어도 용돈이 모자라 어쩌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1970년대 말에 미국시장에 대한 일본제 스피닝릴의 대약진이 있었다. 대부분 아웃스풀(Out spool)형태의 스피닝릴이었고 점차 낚시시장에서 아웃스풀형태의 릴이 그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는데, 이것이 루어낚시에 파고들기에는 시간이 좀더 걸렸다고 한다. 아웃스풀형태의 스피닝릴은 당시 그 이미지가 던질낚시나 처넣기 낚시용으로의 인식이 강해 소형 아웃스풀 스피닝릴이라도 루어낚시꾼들에게는 그저 던질낚시용 릴의 축소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인스풀을 폄하하고 아웃스풀의 장점을 너무 부각시킨 점이 없지 않았다. 인스풀은 캐스팅이 잘 안된다 줄이 엉킨다는 세뇌적인 문구들, 필자 역시 소시적 그런 문구 속에서 낚시를 해왔기에 우리나라에서의 인스풀은 전멸이다시피 한 것은 아닐까?

 

인스풀(In spool)과 아웃스풀(Out spool)의 진정한 차이

 두가지 형태의 스피닝릴의 대표적인 외관적 차이는 스풀의 형태에 있다. 인스풀 타입에는 스풀에 스커트가 없다. 서구에서는 아웃스풀 형태를 스커티드 스풀(Skirted spool)이라고 부르고 있다.

 스풀의 형태가 다른 만큼 릴 본체의 회전부인 로터(Rotor)의 형태도 다르다. 인스풀은 로터 속으로 들어가고 아웃스풀은 스풀이 로터를 감싸 로터가 스풀 속으로 들어간다. 이로 인해 스풀위로 낚싯줄이 조금 엉켜있는 체로 릴링을 시작해도 로터 속으로 말려들어가 축에 감기는 불편이 적어지므로 아웃스풀 형태는 초보자에게도 환영을 받았다. 이러한 아웃 스풀의 장점은 부각되어갔다.

 그런데 실제로 비교를 해보면 인스풀 타입이 열등한 것은 절대 아니다. 판단을 쉽게 하기위해 동일한 크기인 두 릴, ABU 카디날의 인스풀 33모델과 아웃스풀 C3모델을 비교해 보았다. 사진에서와 같이 스풀의 스커트가 없는 만큼 부피가 작아지고 가볍다. 더욱이 스풀이 로터 속으로 들락거리는 관계로 릴 전체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무엇보다도 강력한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잊혀지고 말았다.

 

 기능면으로 보아도 한가지 큰 차이가 있다. 바로 베일(Bail) 시스템이다. 베일이 개폐되는 방식이 인스풀과 아웃스풀 타입이 아주 다르다. 현재 사용되는 일반적인 스피닝릴(아웃스풀 타입)은 손으로 여닫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동으로 열고 캐스팅 후 수동으로 닫아도 되고 핸들을 돌려 자동적으로 닫히도록 해도 된다. 그러나 인스풀 스피닝릴은 베일을 열 때는 마찬가지로 손으로 열지만 열린 베일은 수동으로는 닫을 수 없다. 항상 핸들을 돌려 로터가 회전해야만 자동적으로 닫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현대의 아웃스풀 타입 스피닝릴에 익숙한 꾼들에게는 상당한 위화감이 있는 듯하다.

 다만, 핸들을 돌려 자동적으로 베일이 되돌아 닫히는 경우만을 본다면, 구조의 차이에 의해 아웃 스풀타입은 꽤 힘이 드는데 비해 인스풀 타입은 찰칵하는 스위치적인 감촉으로 베일이 닫히는 경쾌함이 있다.

 

 이상으로 판단해 인스풀 타입의 불편한 점을 열거해 보자.

*낚싯줄이 스풀 아래로 들어가 축에 감길 우려가 큰 점.

*연 베일을 손으로 닫지 못해 불편하다는 점.

 그 이외에는 없다.

 첫 번째는 이전에도 자주 언급한 바와 같이 캐스팅 시에 '페더링(Feathering)'을 구사한다면 극복할 수 있는 캐스팅 기초사항이다. 두 번째는 사용자에 의해 단점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특별한 단점이 단 한가지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오히려 장점은,

*동일한 성능의 크기라면 몸체가 콤팩트하고 가볍다. 아웃스풀 타입은 스커트 분량만큼 스풀은 물론 로터가 커지고, 베일을 장치하기 위한 구조를 따로 만들어야 하므로 무거워진다.

*로터가 간단하고 작다는 것은 릴링이 가벼워지는 것은 물론 회전 관성도 작아지므로 조작성이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전이 경쾌하고 릴링을 멈추고 싶을 때 확실히 멈출 수 있다는 뜻으로 루어의 수중동작 감촉이 손으로 전해지기 쉬워진다.

*실전 루어낚시에서 캐스팅 후 베일을 손으로 닫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이 핸들을 돌려 자동적으로 베일을 닫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스풀의 단점이라는 손으로 베일을 닫지 못한다는 것은 단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충격 없이 찰칵하며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베일이 닫히는 인스풀의 특징은 장점이 된다.

 

현대판 인스풀 스피닝릴은 존재하는가?

 솔직히 인스풀 스피닝릴은 실전적인 릴이라고 말하겠다. 그 무엇보다도 가볍고 최소한의 힘으로 작동한다. 낚시하는데 필요한 던지고 감는 기능만을 충실히 한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거의 잊혀졌지만,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 마니아와 수집가는 물론 소수이지만 민감함을 중시하는 계류 루어낚시에 있어서는 인스풀 타입의 스피닝릴이 아직도 인기를 누려 인스풀 스피닝릴의 수요가 있다.

 메이커에 있어서 릴은 다량으로 판매되지 않으면 투자액이 회수되지 않는 상품이므로 다수가 원하는 릴이 아니면 안 될 것이다. 장점이 많지만 잊혀져버려 소비자가 찾지 않게된 인스풀 타입은 그래서 시장에서 사라져 버린 것으로 생각된다.

 혹시 대 메이커에서 새로운 소형 스피닝릴을 개발할 예정이라면 인스풀 타입의 심플함을 현대의 릴에 접목시킬 방법을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최고급 기능은 들어있지 않더라도, 볼베어링이 몇개 들어있지 않더라도 현대적인 정밀함이 깃든 견고하고 가벼우며 낚시꾼의 손에 의해 설계되고 만들어진 그런 실전적인 스피닝릴이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은 나만 꿈꾸고 있는 것일까?

 본고를 통해 인스풀 타입의 스피닝릴에 흥미를 갖게 된 독자가 있으시다면 꼭 한번 시험 삼아 사용해 보시길 권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피닝릴의 세계를 꼭 만나실 수 있으리라.

 해외의 중고시장을 통하는 방법 말고, 이외에 최근에도 구입할 수 있는 인스풀 스피닝릴이라고 한다면 아직 몇몇 기종이 있다. 스웨덴의 ABU Cardinal 33, 44, 3 등은 1970년대에 활약한 릴이지만 1989년과 2003년에 두 차례 복원되어 일본시장 한정판이 퍼졌다. 그만큼 수요가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전문점을 통하면 아직까지 구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미국의 Penn에 최근까지 대형 인스풀 스피닝릴이 있었다.

  

요즘도 살 수 있는 대표적인 인스풀 스피닝 릴, ABU 카디날 33과 3의 레프리카이다. 이외에 카디날 3X가 있다.

  ---블로그라서 가능한, 이제와서 첨가---

인스풀 릴은 대부분 역전방지 스토퍼 스위치를 넣으면 클릭음이 나서 현대의 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사용에 불편이 클 것 같다. 물론 역전방지 스위치를 넣지않고 릴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최근에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카디날 3X'는 하이스피드 모델로 원래의 스웨덴제에는 없던 모델이다. 4X는 존재했지만, 최소형인 3의 하이스피드버전은 필요없다고 여겨졌는지 모른다. 어떻든 등장한 3X는 실제 사용하면 하이스피드로 인해 핸들이 회전이 너무 무거워 사용에 불편한 모양...

최근에는 '카디날 3E'라는 것도 등장했다. 명품이었던 33과 3을 잊지못하는 일본의 꾼들을 위로하려고 만든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특징은 스토퍼를 '온'해도 따르륵하는 소리가 안나는 사일렌트형식, 물론 인피니티 순간 역전 방지는 아니다. 핸들이 뒤로 좀 덜컥한다고....

아무튼 스웨덴의 카디날 맞지만, 스웨덴에는 이제 공장이 없으므로 제조는 일본의 어딘가의 공장이라고 한다. 아울러, 이런 릴이 현재에도 사랑받고 생산된다고 하니 오리지날 카디날 33의 성능도 부럽고 그런 걸 알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그 낚시환경도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