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 Hunter's EXtra ORdinary reports

낚시춘추 연재

낚싯줄의 과학(6)-특수소재와 미래의 낚싯줄

GT-Hunter 2008. 12. 17. 16:14

2008년 6월호 개제

낚싯줄의 과학(6) - 미래의 낚싯줄 탄소나노튜브가 낚시인의 꿈을 이룰지도

원제 : 특수한 소재의 낚싯줄과 미래의 낚싯줄

 

  21세기 낚싯줄의 메이저급 소재는 크게 3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나일론(폴리아미드), 플로로카본(폴리비닐리덴플로라이드), PE(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3형제로 지금까지 소개한 낚싯줄 소재들이다. 실제로 이 3가지가 거짓말의 조금 보태서 99%의 낚시를 다 아우르고 있다.

화학공업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가운데 합성섬유도 수도 없이 탄생하였다. 그중에서 낚싯줄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다수 존재하는데, 위의 3가지 이외에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을 거둔 것, 눈에 확실히 보이는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이번 회에는 나머지 1%의 마이너 리그 낚싯줄을 알아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아울러서 낚시인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특수한 이름의 특수할 것 같은 낚싯줄의 정체도 살펴보고자 한다.

 

마이너급 소재의 낚싯줄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주 사용하면서도 메이저의 그늘에 가려 그렇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낚싯줄, 또한 신소재가 적용된 낚싯줄이 몇 가지 있다.

*와이어(Wire)

아주 오래전부터 낚싯줄의 한가지로 널리 사용되던 소재이다. 다른 낚싯줄이 유기물인 섬유로 되어 있는데 반해 알다시피 무기물인 금속 철사이다.

강력한 인장강도는 물론 물고기의 날카로운 이빨, 여 쓸림을 적극적으로 방지하고자 사용한다. 주로 돌돔낚시 등과 같은 대물낚시 목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양의 트롤링과 같이 경우에 따라서는 릴 원줄로도 사용하는 예를 볼 수 있다. 또한 은어낚시에서도 극세 금속낚싯줄을 사용하는 예를 볼 수 있다.

외형으로 보면 철사 단선 형태와 아주 가는 철사가 여러 가닥 꼬인 합사형태가 있다. 표면에 수지 피막을 해 마치 가는 전깃줄과 같은 형태의 제품도 있다.

목줄용도의 경우, 최근에는 입질빈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별로 선택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각종 와이어 낚싯줄

 

*데이크론(Dacron)

‘데이크론’은 미국 듀퐁(Dupond)사의 상표명으로 폴리에스테르(polyester, PET) 섬유의 상표명이다.

폴리에스테르는 의복용은 물론 용도가 매우 다양한 합성섬유로 생산량도 모든 화섬 중에서도 으뜸이다. 의류시장에서 흔히 ‘데토롱(일본회사의 폴리에스테르 상표명)’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폴리에스테르이다.

낚싯줄의 과학 2회(2008년 2월호)에 잠시 나타낸바와 같이 최초로 ‘상품화’된 합성섬유 낚싯줄이 바로 이 폴리에스테르이다. 나일론보다 늦게 발명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나일론이 전성기를 맞이하기 전까지 널리 사용되었다. 합사구조의 낚싯줄로 PE 낚싯줄이 대중화되기 이전인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럭낚시와 같은 외줄낚시용 원줄로 자주 사용되었다.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고가의 PE낚싯줄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혼방용이나 굵은 케블러 목줄 속의 중간 심 등의 소재로서는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데이크론 현미경사진      데이크론제품

PET 구조화학식

 

*자이론(Zylon®)

정식명칭은 ‘폴리 파라-페닐렌벤조비스옥사졸(poly p-phenylenebenzobisoxazole)’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상품명인 ‘자이론’으로 알려져 있는 섬유이다.

방탄조끼에도 사용되는 아라미드 섬유인 케블러에 비해 2배의 강도와 탄성률, 난연성(難燃性)을 갖고 있지만, 햇빛과 열, 습기에 노출되면 쉽게 강도 저하가 나타나는 성질이 밝혀졌다. 실제로 2003년에는 자이론으로 만들어진 방탄조끼의 사용중 강도저하 문제로 인해 소송이 걸리기도 했다.

낚시용으로는 자이론 소재의 지깅 어시스트용 목줄이 일본의 Y사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강도저하에 대해서는 단순히 하루 낚시하는 정도로는 문제되지 않는 것 같다.

자이론제품       자이론 화학식

 

*벡트란(Vectran®)

‘벡트란’은 일본에서 1990년에 상품화된 고강력, 고탄성의 섬유이다. 고분자액정폴리머를 섬유화한 것으로서 ‘폴리아릴레이트(polyarylate)’ 또는 ‘전방향(全芳香)폴리에스테르’섬유라고도 부른다. 고강도, 저흡수, 우수한 내마모성, 내열성, 무독성, 내약품성 등을 갖고 있어서 어망, 수영장의 로프, 스포츠용품, 약품용기, 전기부품, 카메라부품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NASA 화성탐사선의 착륙용 에어백, 성층권 플랫폼 구상용 비행선에도 채용되어 우주시대의 섬유로 유명해지기도 해 낚싯줄로 판매될 때 우주섬유라는 광고카피도 등장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별로 인기가 없었는지 소리소문 없이 모습을 감춰 최근에는 벡트란 소재의 낚싯줄을 만나기 어렵다.

벡트란 화성착륙에어백, 로프제품

벡트란(폴리아릴레이트) 화학식

 

 

메이저급 기존 소재를 개질(改質), 특별한 이름을 갖고 있는 낚싯줄

이미 낚시인들 사이에 특별한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낚싯줄이거나 또는 새로이 등장했어도 이름 자체로는 그 성분을 알기 어려운 낚싯줄이 있다.

 

*파이어라인(Fire line)

미국의 ‘버클리(Berkley)’사가 개발한 특수한 형태의 PE낚싯줄이다. 버클리사는 화학섬유 낚싯줄의 여명기부터 듀퐁(Dupont)사와 쌍벽을 이루는 낚싯줄 메이커로 1980년대에서 2000년에 걸쳐 각종 조구메이커(펜윅, ABU가르시아, 미첼 등)를 흡수하여 산하에 두는 거대 그룹이 되었다. 그룹명칭도 ‘퓨어피싱(Pure fishing)’으로 개명하고 듀퐁의 ‘스트렌(Stren)’마저 흡수하여 미국 내 낚싯줄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파이어라인은 단순한 PE 합사가 아니라 제조 시에 열을 가하며 연신함으로써 가는 PE 다발이 하나로 녹아 붙도록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보통 PE낚싯줄의 단점인 너무 심한 유연성, 너무 낮은 비중, 엉키기 쉬움 등을 극복했다. 즉, 적당히 뻣뻣하고 비중도 있어 가라앉는 낚싯줄이다. 다만, 강도가 일반 PE합사에는 미치지 못하고 표면이 너무 매끄러워 단순한 매듭법으로는 쉽사리 밀려 풀어지는 단점도 있다. 최근에 출시된 파이어라인은 기존의 열처리 형태가 아닌 일반적인 PE합사 제품도 있어서 무심코 고르면 원하는 열처리 파이어라인이 아닐 수 있으니 선택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자.

파이어라인 제품

 

*나노닥스(Nanodax®)

‘나노닥스’는 일본 ‘에코라보 주식회사’가 이산화탄소 유체를 용매로 한 초임계 나노화 기술로 개발한 분해성 플라스틱 수지의 나노사이즈 첨가제의 상품명이다. 설명이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개질용 첨가제이다. 이 첨가제를 함유시켜 강도를 증가시킨 낚싯줄이 동일한 이름으로 시중에 나와 있다.

나노닥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낚싯줄은 실제는 일반적인 나일론(폴리아미드) 낚싯줄에 나노닥스가 첨가되어 그 성질이 바뀐 것이다. 원료상태의 나일론에 첨가된 나노닥스가 나일론 분자 간격에 들어가 성질을 바꾸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 효과는 먼저 비중이 일반 나일론과 똑같지만 연신률은 플로로카본과 비슷한 정도로 덜 늘어나 감도가 좋아진 점이다. 또한 매듭시의 결절강도가 대폭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투명도가 극히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 즉, 일반적인 나일론낚싯줄에 비해 극히 투명하고 신도가 낮고 유연하며 매듭부위가 잘 끊어지지 않는 특질을 갖게 된다.

낚싯줄 제품이 출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노닥스에 의한 효과는 아직 검증되어 있지는 않다. 매듭 시에 이론적으로는 낮아져야하는 결절강도가 향상되는 효과 등의 원인 규명 기타 물성 테스트 결과는 아직 나와 있지 않고 동경대학에서 현재 연구 중에 있다고 한다.

나노낙스 제품       나일론 투명도 개질비교

 

미래의 낚싯줄

과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독자나 최신 기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자주 접하는 독자라면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 CNT)’라는 말을 들어본 일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탄소 나노튜브는 탄소원자에 의해 만들어진 육각형의 환형 네트워크가 단층 또는 다층으로 파이프 형태로 된 물질이다.

이 탄소 나노튜브는 원래 반도체를 대신할 신소재로 유력해 차세대 집적회로에 응용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더 작고 빠른 컴퓨터시대를 인류에게 가져다 줄 것 같다. 더욱이 대용량 배터리의 전극으로도 주목받고 있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의 건전지 크기로 몇 년간 사용해도 충전할 필요가 없는 시대도 곧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 탄소 나노튜브는 원자크기에서 알루미늄의 반도 미치지 않는 무게에 강철의 20배를 넘는 강도, 특히 섬유방향의 인장강도는 다이아몬드를 능가하게 강하다. 또 매우 부드러우면서 탄성도 갖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우주선을 대체하는 지구 궤도엘리베이터(우주엘리베이터)의 엘리베이터 로프 소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료를 어마어마하게 소비하는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보다 지상에서 지구 궤도로 직접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이론은 이미 오래전에 나와 있었지만, 우주에까지 다다를 엘리베이터에 사용할 정도로 강력한 강도의 로프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카본 나노튜브의 발견으로 인해 실제 우주엘리베이터의 설치가 꿈이 아니게 된 것이다.

낚시꾼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실로 솔깃한 내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최신 PE낚싯줄보다도 더 강하고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부드럽지만 탄력 있는 거미줄같이 가는 낚싯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언젠가는 분명 카본 나노튜브를 다발로 모아놓은 낚싯줄이 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래의 낚싯줄, 인생을 마치기 전에 한번 사용보고 싶다는 것은 정녕 꿈이 아닐 것이다.

카본 나노튜브 구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