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 Hunter's EXtra ORdinary reports

해외-몽골(Mongolia)

2007몽골(5)-낚시 삼매경

GT-Hunter 2008. 5. 13. 13:16

서두에 알립니다.

제글을 담아가시는 건 자유입니다만, 그래도 퍼간다는 메세지 정도는 남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새벽 일찌기 작년과 같이 말발굽 소리에 눈을 떳다. 하지만 작년과는 달리 춥지 않은 상쾌한 기온이다.

캠핑지 근처로 말들이 찾아와 풀을 뜯고 있었다. 내가 탠트 밖으로 나오니 적당한 거리를 두고 멀어져 간다.

텐트 바로 앞에 아주 작은 꽃이 피어 있었다.

노랑꽃과 빨강꽃. 빨간꽃은 나리의 완전 축소판이다. 키가 한 3cm는 되려나.

 

천천히 아침식사를 하고 오늘도 역시 낚시다. 저녁시간까지는 라이트게임 위주, 오후에는 다시 타이멘이다.

그레일링을 생전 처음 낚았다. 플라이로는 잘도 낚이는 그레일링이건만, 루어에는 별 반응이 없었다. 이번에는 그레일링을 낚고 싶어서 스피너를 던져 보았더니 역시나 낚였다. 아주 물살이 빠른 여울옆에 붙어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인기척이 없으면 아주 얕은 물가에 나와 쉬고 있는 광경이 자주 목격되곤 했지만 무언가 나타나면 서둘러 급류속으로 사라지는 그레일링.

아주 약한 물고기였다. 아가미를 다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충격으로 피가 많이 나지 않나...지혈에는 물속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 사진을 얼른 찍고 놓아 주었다.

Fishing Tackle Data

Rod : EXOR  Stream Fighter  5.5ft.

Reel : Daiwa Emeraldas 2506

Line : PE #0.8 + Shock leader 20lb.

그레일링말고 낚이는 열목어는 이런 사이즈. 울트라라이트로 이런 열목어 3마리만 낚으면 팔이 빠진다. 

대왕 사이즈 열목어를 낚고 낚고 또 낚고...

학생시절 만든 이상하게 움직이는 미노우에도 어김없이 물어 제끼는 열목어들.

잠시 쉬면서 상류를 바라본다. 저기 절벽을 지나 조금만 돌아가면 플라이 천국이 있다. 

 

라이트게임 파티를 그만두고 캠프로 돌아와 점심을 들었다. 

드라이버 노야가 인근에서 찾아온 유목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점심식사 후, 타이멘 포인트에서 붉은 색의 나뭇가지를 터이멘으로 착각해 사로 긴장하며 캐스팅 했지만 얼마후 타이멘의 블러드테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실망하는 도중에 사건 발생.

엉뚱한 곳으로 미스캐스팅한 나카무라씨가 타이멘을 낚아올렸다. 작지만 타이멘은 타이멘.

이로서 전원 타이멘 포획 성공!

 

일찌감치 하루로 내려간 플라이조는 홀랑벗고 목욕 중. 그 광경을 옆으로 보며 캐스팅 하다가 얼떨결에 타이멘의 입질을 받았다.

첨벙되는 타이멘을 확인했지만 훅킹이 제대로 안되었다 싶더니 허망하게 빠져버리고 말았다. 이런.....

 

플라이조를 놔두고 더욱더 하류로 내려갔다. 처음 가보는 장소 이르렀을 때, 맑던 하늘에서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필 우비를 텐트에 놔두고 왔을때 이럴게 뭐람. 천둥 벼락까지 떨어지고. 바위틈에서 웅크리고 소나기가 멎기를 기다리는 처량한 신세...

나카무라씨만 방수파카를 입고 있어서 혼자만 자유로 왔다.

마침 건빵 주머니에 넣어온 브렌디를 한모금씩 하면 추위를 녹여봤다.

자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눈에 익은 루어하나...

작년에 사노가 여걸림으로 잃어버렸던 그 루어였다. 급히 사노를 불러 보여주었다.

기막힌 우연아닌가? 어찌 이것이 여기에 있을까? 상류 물속 여에 걸려있어야 할 루어가 길 위에 올라와 있는 이유는?

아마도 저절로 여에서 빠져 나와 야크와 같은 물에 들락거리는 동물에 걸려있다가 이곳에 떨어진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듬성듬성 박혀있는 암초 주위를 몇번 미노우로 탐색해봤다.

얼핏 입질이라고 느껴졌지만, 전날 밤의 타이멘 포인트에서 플라이조를 서포트해야 하기에 서둘러 돌아가려고 포인트를 버렸는데 바로 타케이시가 타이멘을 낚아버렸다.

이런, 두마리 로스트....

 

플라이조와 야간 플라이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저멀리 벼락이 떨어지는 것이 보이고 하늘이 심상치가 않았다. 어둠속에서 폭우를 만난다면 좋지 않다는 판단에 캠트지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아니나 다를까? 돌아오니 비가 뿌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 하지않나. 낚아논 열목어로 나카무라씨의 특별 요리가 시작되었다.

북해도식의 '찬찬야끼'. 원래는 연어를 이용한 야채+된장소스 볶음인데 열목어를 이용한 것이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신났을 것을, 비가 원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