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호 개제
낚싯바늘의 과학(4) - 트레블훅과 싱글훅 중 무엇이 나은가?
<원제 : 트레블훅(Treble hook)과 싱글훅(Single hook)의 성질비교>
이번 회에는 미끼낚시용의 일반 바늘이 아닌 루어낚시용 바늘에 흔히 사용하는 세발바늘과 외바늘을 비교해 보기로 한다.
플러그나 스푼과 같은 하드루어에 부착되어 있는 낚싯바늘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트레블 훅(세발바늘)이 대세였고 아니 당연하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루어낚시에서 외바늘은 십중팔구 배스낚시에 자주 사용하는 웜과 같은 소프트베이트용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깅낚시에 등장한 어시스트훅, 겨울철 양어장 무지개송어낚시용 마이크로스푼에 장치되는 가느다란 바늘과 같은 외바늘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잡았다가 다시 놔주는 낚시형태가 늘어나면서 물고기에 대해 상처가 적은 바늘을 쪽을 선호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나고 있다. 외바늘과 세발바늘, 이 두가지에 있어서 서로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인가? 서로의 성질을 파악하여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보자.
훅킹존(Hooking zone)의 차원(Dimension)이 다르다.
외바늘과 세발바늘을 들여다보면, 간단히 말해 외바늘 세 개를 모아 서로 축을 붙여 만든 형태가 세발바늘이다. 2차원의 평면적인 바늘이 3차원의 입체로 진화한 모습이다. 이에 의해서 바늘이 물고기의 입에 걸리는 범위가 서로 완전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1>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세발바늘은 외바늘에 비해 바늘끝이 3차원입체이므로 그만큼 물고기의 입에 걸리게 되는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식욕이 넘치는 물고기가 루어를 한입에 꿀꺽했다고 가정할 때 루어에 부착된 바늘이 물고기의 입안 어딘가에 걸릴 확률을 짐작해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림1>
힘의 집중과 분산이 다르다.
그런데 챔질에 의한 힘의 전달에 있어서는 상당히 복잡하게 전개된다. 외바늘에 있어서 이론적으로 챔질하는 힘이 하나의 바늘끝에 다 집중이 되어 물고기의 입에 박힌다. 단번에 입을 관통할 수도 있고 바늘끝이 깊이 박혀있지 않다면 파이팅 중에 떨어지거나 아니면 오히려 점차 깊게 파고들어 확실해지거나 일 것이다.
그렇다면 세발바늘의 경우라면 어떤가? <그림2>에서처럼 외바늘 바늘끝에 가해지는 힘이 1이라고 가정하면 바늘끝이 3개이므로 각 바늘끝마다 1/3의 힘이 걸릴 것인가?
대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세 개의 바늘이 동시에 박힌다면 1/3씩 힘이 분산되어 작용하겠지만 하나만이 물고기의 입에 걸린다면 외바늘과 그 역할이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먼저 셋 중 하나가 박히고 물고기와의 파이팅 중에 하나가 더 박힐 수도 있고, 세개의 바늘이 다 걸려 있다가 하나나 두개의 바늘이 파이팅 중에 빠져 버리기도 한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전자의 경우는 나중에 박히는 바늘끝이 좀 얕게 박힐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최후에 남아있는 바늘이 깊게 박힐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림2>
루어마다 적당한 바늘이 있다.
루어에는 외바늘이 유리한 경우와 세발바늘이 유리한 경우가 있다. 즉, 결론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루어마다 적당한 바늘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지깅낚시에서 어시스트훅이 등장한 이유는 메탈지그에 부착된 세발바늘이 물고기입에 걸림이 좋지 않아 파이팅 도중에 잘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한편, 미노우나 크랭크베이트와 같은 플러그에 싱글훅을 달았을 경우에는 입질이 와도 챔질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세발바늘의 사용빈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이 동일한 루어낚시에서도 바늘의 적용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실제적으로 메탈지그에 오는 입질은 어시스트 라인이라는 짧은 목줄에 연결된 외바늘이 지그본체보다 쉽사리 물고기의 입안으로 들어가 챔질 성공률이 올라가게 된다. <그림3>과 같이 목줄에 연결된 바늘이 루어본체와 어느 정도 떨어져 있고 또 그만큼 유동 폭이 크기 때문에 물고기가 루어(메탈지그)를 먹이로 생각해 입을 갖다 대고 흡입한다면 무거운 지그본체보다 한발 빠르게 바늘만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원리다. 이와는 반대로 플러그에는 바늘이 루어본체에 바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바늘의 활동 폭이 좁고 움직이기도 어렵다. <그림4>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부피가 큰 루어본체가 바늘 걸림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때는 트레블훅처럼 바늘의 수가 많은 편이 챔질 성공률이 높아진다.
<그림3><그림4>
또 다른 예를 들면, 스푼 루어의 경우 부피가 있는 루어임에도 외바늘이 챔질 성공률이 높다. 특히 양어장의 무지개송어를 낚을 때 사용하는 마이크로스푼에서 두드러지는데 환경적 요인(많은 낚시인, 소란스러움, 방류장소)으로 인해 아주 약아진 무지개송어의 살짝 깨무는 듯한 간사한 입질에는 챔질의 힘이 일점으로 집중되는 외바늘이 좋다는 뜻이다.
<사진1 외바늘 스푼>
이외에도, 다시 놔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당연히 물고기에게 상처가 적은 외바늘이 유리하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플러그 루어의 세발바늘을 외바늘로 교체하면 챔질이 잘 안되는 것 이외에 무게균형이 깨지므로 루어의 동작이 달라진다. 굳이 플러그에 외바늘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금 큰 바늘을 단다거나 챔질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장축바늘을 사용한다거나 하는 연구도 의미가 있다.
<사진2 외바늘 플러그>
바늘의 사용에 우열이 있는가?
외바늘을 사용할 것인가 세발바늘을 사용할 것인가? 바늘의 선택은 각각의 꾼마다 다르다. 누구는 바늘의 걸림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또 어떤 이는 확실한 관통성능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사용하는 루어에 보다 적합한 바늘의 형태는 있을지언정 그것이 옳고 그른 것의 판단기준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자기 나름의 이론적인 배경 없이 어떤 게 좋다더라하는 말에 무조건 그대로 따라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
여기에는 우열도 없다. 세발바늘을 사용하면 무식하고 외바늘을 사용하면 자연보호라는 사고방식은 착각이다. 좋고 나쁨을 떠나서 개개인 나름대로의 가치관에 따른 선택에 맞기면 된다.
사족을 하나 달자면, 지깅낚시에서 사용하는 메탈지그는 아래쪽의 세발바늘을 떼어내고 어시스트 바늘만을 사용하게 되었다. 어시스트바늘은 이미 어시스트(보조바늘)가 아닌 메인바늘의 역할로 당연하게 여겨짐에도 불구하고 IGFA(국제게임피싱협회)의 룰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깅낚시로 세계기록을 원한다면 짧은 목줄(어시스트 라인)로 연결하는 어시스트 외바늘은 사용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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