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 Hunter's EXtra ORdinary reports

낚시춘추 연재

낚싯바늘의 과학(3)

GT-Hunter 2008. 10. 3. 10:06

2007년 11월호 개제

낚싯바늘의 과학(3) - 장축바늘이 챔질 잘 된다.

<원제 : 바늘 디자인의 중요성>

 

바늘 디자인의 중요성

낚싯바늘의 과학 첫 회(9월호)에 다양한 바늘의 형태를 소개하였다. 장축과 단축, 직선과 오그랑, 둥근 굽과 각진 굽 등등. 이번 회에는 이중에서 특성을 좀더 과학적으로 분석해보기로 한다. 원리를 이해하면 상황에 따른 좀더 낳은 바늘의 선택이 가능할 것이고 물론 조과의 향상에도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1. 축(軸, Shank) 길이에 대해 변화하는 진입각도와 힘

바늘 끝은 동일한 형태지만 축의 길이가 서로 다른 바늘의 경우에 있어서, 같은 힘으로 챔질할 때 어떤 바늘이 챔질이 더 잘 될까? 서로 비교해 보면 축이 긴 장축(長軸) 바늘이 우수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낚시인이 챔질 시에 쓴 힘의 방향과 바늘끝(Hook point)과의 각도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챔질을 하면 바늘은 바늘끝과 바늘귀를 연결하는 직선방향으로 움직인다.

여기에서 잠시 독자들의 고교시절 물리시간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혹시 ‘벡터(Vector)량’이라는 용어가 기억이 난다면 좋겠다. 생각이 나지 않더라도 그림의 화살표를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챔질로 발생하는 에너지는 바늘이 움직이는 방향과 바늘끝과 만들어지는 각도에 의해 크기가 달라진다. 각도가 작으면 작을수록 힘이 커져(바늘끝에 모여) 챔질이 잘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림1>

장축이 챔질이 잘된다지만 엄연히 단축(短軸)바늘도 존재한다. 미끼를 부착하는 경우에 바늘과 미끼의 밸런스가 중요한 경우가 있다. 또한 루어용 바늘에서도 루어본체와 바늘끝이 너무 떨어져 있으면 곤란한 경우도 있다. 바늘을 관찰해 보면 단축바늘은 바늘끝이 안쪽으로 오그라진 오그랑 형태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림2>에서와 같이 바늘끝과의 각도를 인위적으로 줄여 힘의 집중을 도모하고 있는 디자인이다.

<그림2>

극단적인 예를 들어, 축이 아주 짧아 바늘끝과 바늘귀의 높이차이가 없는 알파벳 U자형에 바늘끝이 직선인 바늘은 위의 이론대로라면 아무리 챔질을 해도 바늘이 물고기입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U자형 바늘이 존재하지 않을까? 아니다. 있다. “챔질이 않된다며?”라고 반문할 수 있는데 이런 바늘들은 자동걸림을 유도하는 형태다. 이렇듯 어떠한 모양을 하고 있는 바늘이든지 그 바늘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고 무엇인가 물고기의 입에 박히도록 하는 과학적 디자인이 들어있다.

 

2. 바늘끝(Hook point) 형태에 따른 관통력의 차이

이번에는 축의 길이는 일정하게 하고 바늘끝의 형태를 달리해서 챔질이 잘되고 안 되는 예를 알아보자. 바로 직선(Straight point)바늘과 오그랑(Curved point)바늘의 차이점이다.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걸림’과 ‘꽂힘’은 별개라는 사실이다. 무슨 뜻이냐 하면 챔질해서 ‘바늘끝이 물고기의 입에 걸리는 것’(걸림)과 ‘바늘끝이 충분히 물고기의 살 속으로 파고들어 관통하는 것’(꽂힘)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면 파이팅 중에 바늘이 빠지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바늘이 충분히 파고들어가지 않아 바늘털이를 당하거나 어이없이 바늘이 빠져버리는 수가 있다.

<그림3>과 같이 직선바늘은 물고기와의 접점이 넓어 물고기가 입질을 하면 일단 피부에 살짝 닿거나 걸리는데 유리하다. 오그랑바늘은 일단 바늘끝이 물고기의 살에 걸렸다면 자동적으로 파고드는 효과가 있다.

<그림3>

이 두가지형태의 장단점을 정리하면 <표>와 같다.

 

직선(Straight point)바늘

오그랑(Curved point)바늘

장점

물고기와의 접촉 시 일단 걸림.

바늘끝이 제대로 걸리면 자동적으로 살을 파고들어가는 관통력을 갖고 있음.

단점

걸림~꽂힘의 과정에서 힘 손실이 커 재대로 꽂히지 않음.

파이팅 중 놓치기 쉬움.

꽂힘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한 챔질이나 반복 챔질이 필요.

물고기가 접촉해도 잘 걸리지 않음.

입질을 받아도 챔질이 안되는 경우가 많음.

 

3. 비틀림 바늘의 특성과 챔질의 관계

낚싯바늘을 바닥에 놓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세워놓고 모로 바라보자. 즉, 바늘의 축과 바늘끝을 겹치도록 바라보았을 때 완전히 겹쳐져 직선으로 보이지 않고 바늘끝이 옆으로 틀어져 나와 보이는 것이 있다. 이것이 바로 비틀림바늘이다.

실제로 감성돔바늘을 보면 같은 감성돔바늘인데도 경기용이니 커트형이니 속공형이니 조금씩 다른 기능을 부여해 이름을 약간 다르게 붙인 것도 있다. 바늘끝의 모양이 다르다든지 미늘크기가 다르다든지 또는 축의 굵기에 차이가 있는 것도 있지만 바늘에 비틀림이 있냐 없냐의 차이도 있다.

비틀림의 유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감성돔바늘을 계속 예로 들어본다. 갯바위 찌 흘림낚시나 떨굼낚시 전용으로 되어 있는 것은 비틀림 없이 직선적인 바늘이다. 공통점은 입질이 왔을 때 순간적이고 예리한 챔질을 필요로 하는 낚시이다. 바늘이 직선적이면 낚시인의 팔에서 낚싯대, 낚싯줄을 거쳐 바늘의 끝부분까지 힘의 전달이 바로 전해진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힘의 손실 없이 바늘이 감성돔의 입에 대한 관통동작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빈바늘을 회수할 때 수중에서 바늘이 회전하지 않으므로 목줄이 꼬이는 폐단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비틀림 바늘이 사용되는 경우는 던질낚시나 처넣기낚시와 같이 낚싯대를 놔두는 낚시, 미끼를 충분히 삼키기를 기다리고 챔질하는 낚시형태에 주로 사용한다.

비틀림 바늘의 메커니즘은 <그림4>와 같다. 챔질 타이밍을 놓치거나 입질을 간파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물고기의 입속의 어딘가에 바늘끝이 걸릴 확률이 높다. 또한 서툰 챔질에도 물고기의 입에서 빠져버리지 않고 일단 걸리게 된다. 비틀림 바늘의 바늘끝 진입각도는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A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때 바늘축은 B방향으로 회전운동을 일으키므로 바늘이 물고기입을 누비듯이 꿰게 된다.

<그림4>

이제는 바늘의 비틀림도 한번 관찰하고 자신의 낚시형태에 적합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신경쓰면 조과는 몇배 좋아질 수 있다.

 

실제로 바늘의 세세한 부분도 살펴가며 이렇게까지 낚시를 할 필요가 있을까? 성격에 맞지 않는 다면 즐거워야 할 낚시가 골치 아파질 수도 있다. 최종 소비자인 우리의 꾼들, 낚시인은 물고기와의 대화만을 즐기기만 하면 좋다.

하지만 낚시도구를 기획하고 제조하는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보다 즐겁게 한 마리라도 더 많은 물고기를 낚을 수 있도록

아무리 작은 변수라도 놓치지 않고 보다 우수한 과학적인 낚시도구를 창조해 내려는 숨은 노력이 녹아있다. 이 사실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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